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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

zral 2020. 4. 17. 12:37

순자

 

 

삶의 모순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본인의 건강이나 음주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그것은 그냥 눈에 들어오는 걸까요. 혹은

사시미 칼로 여름 버터를 가르듯 그렇게 배를 가르고 들어올까요.

팔팔 끓는 회사를 무사히 다니고 있을까요. 생각보다 잘 생활할까요.

피로할까요. 온화할까요. 잠은 잘까요. 어제는 어땠을까요.

새벽 근처에 병원 응급실 벤치에 앉아 무릎에 양 팔꿈치를 붙이고

이름 모를 유령들을 보고 있을까요.

삶의 모순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모순자라고 부를까 생각하다가

그건 본인의 모습을 가리키는 것 같아 안 되겠네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얘기했듯이 삶의 모순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우리 안에 이미 그 모순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세상의 모순을 보지 않아야 더 속 편할 텐데도 계속 바라보는 건

어떤 면에서, 순자 내면의 어딘가에서, 위로가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