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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ral 2020. 5. 20. 12:10

 

 

 

 

 

 불안은 병인가 싶고 불만은 휴일이 없다. 일하기 싫음과 귀찮음은 한여름에 녹아버린 초코렛에 달라붙은 은박지 딱 그런 형상으로 붙어 다니고 오늘도 뇌는 끈적거리는 느낌이 든다. 휴.. 유독 나만 이렇게 힘든가, 나만 괴로운가 싶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뭐랄까 다들 잘 연기를 하며 견뎌내는 것 같다.

 어려움을 참아내는 방법으로 ‘척’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계속해서 다운 되는 나를 벗어나려면 일단, 귀찮지 않은 척 하면 된다. 일이 즐거운 척하면 된다. 내 자리가 무척 소중한 척, 오늘 하루가 신나고 흥미로운 척 하면 된다. 초조할 때는 여유로운 척 하고 나약한 자신이 짜증날 때는 강한 척 하면 된다. 그리고 가금씩 생선구이에 레모즙을 뿌리듯 행복한 척도 하면 된다. 먼저 나 자신을 속이고 주변을 속이고 여러 번 속이다 보면 정말 그런 것 같고 그렇게 될 수도 있다. 

 처음엔 자신의 연기가 도무지 어색하고 믿기 힘들 테지만 괜찮다. 원래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관대한 법이고, 이토록 형편 없는 연기일지라도 스스로에게 관대해지기 마련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영어 이름으로 척chuck을 추천한다. 어차피 언어란 것 자체가 연기의 성격이 강하지만 한국인이 영어를 쓸 때 그런 경향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으니까. 아예 영어를 쓸 때면 되고 싶은 인간을 함께 구사하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