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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 - 2021년 6월

zral 2021. 6. 23. 14:57

내셔널지오그래픽, 2021년 6월.

매혹적인 도시 트리에스테

 

 

 

여섯 개의 단어로 표현한 인종에 대한 진심

 

 “그 사람은 정원사가 아니라 내 아버지다.”

켈리 스튜어트 – 존슨이 1995년에 찍은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의 사진을 들고 있다. 스튜어트-존슨이 인종 카드 프로젝트에 제출한 여섯 단어를 통해 어떻게 인종이 잘못된 생각을 낳는지 엿볼 수 있다.

 

 인종에 관한 가장 흥미롭고 가장 솔직하며 가장 심각한 대화들은 대체로 우리가 들을 일이 없다. 그런 대화들은 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탈의실이나 침실, 부엌의 식탁에서 혹은 공장 밖에서 담배를 태우는 휴식 시간 또는 이를 닦거나 차를 몰고 출근할 때 머릿속에서 혼자 되뇌는 대화처럼 말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미국에서 투명인간 같은 존재다.”

“우리는 우리의 땅과 우리의 대륙, 우리의 영토 그리고 역사책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투명인간 같은 존재로 말입니다.” 워싱턴주 러스턴에 거주하는 진 태거밴(56)은 말한다.

 

 “아이들과 있으면 나는 아빠지만 혼자서는 건달이다!”

캘리포니아주 중부 해안의 부유한 동네에 사는 퀼스(58)는 독일 출신의 백인 아내와 혼혈인 자녀들과 함께 있을 때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우호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혼자일 때 사람들은 그를 항상 그만큼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다.

 

 혼혈인 자녀들과 생김새가 비슷하지 않아서 돌보미로 오해를 받는 여성들의 사연이 많다. 흑인 남성들의 사연에는 자신들이 엘리베이터에 타거나 거리를 지나갈 때 낯선 이들이 가방을 몸 쪽으로 더 바짝 당기는 모습을 본다는 내용이 넘쳐난다. 한 번도 노예를 소유한 적이 없고 자신들의 삶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과거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이 신물이 난다는 백인들의 사연도 적지 않다.

 우리는 또한 자녀가 ‘완전한’ 혹은 ‘진정한’ 미국인으로 여겨지기를 바라는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도 접했다. 그들은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진짜’ 미국인의 정의는 가지각색이다.

 

 내가 2010년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탈인종’이라는 단어가 난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우리 삶의 여러 부분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에 인종에 관한 논의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사회학자들은 ‘인종 싸움에 의한 피로’라는 공중 보건 현상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이는 끊임없는 인종 갈등에서 비롯된 불안정한 정신 미 ㅊ정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겪는 스트레스 반응이 누적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탈인종 사회를 만들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뛰어난 소수 민족에 놀라는 내가 창피하다.”

 간혹 인종카드 프로젝트에 제출되는 사연이 급소를 한 방 치듯 사람들을 강타할 때가 있는데 대니얼 로빈스의 여섯 단어로 된 문장은 분명히 그런 범주에 속한다. 이 사연을 본 사람들은 대체로 당황한다 일부는 그가 감히 이런 말을 입 밖에 낼 수 있냐며 화를 낸다. 그들은 그의 정직함을 못마땅해하는 것이다…

제품 디자이너로 시애틀에 거주하는 로빈스는 인종차별주의의 뿌리와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워크숍에 참석한 후 2014년에 여섯 단어로 된 문장을 제출했다.

 “내가 얼마나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사람인지 아무리 주장하고 수많은 워크숍에 참석하며 특권에 관한 수필을 수없이 읽어도 나는 여전히 소수 민족이 뭔가를 잘 해내는 모습을 보면 속으로 탄성을 지른다.” 로빈스는 여섯 단어로 된 문장과 함께 제출된 이야기에서 이렇게 적었다. 나는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든 전국지에 사설을 쓰든 병원에서 의사로 일을 하든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지 상관없이 성공한 소수 민족을 보면 제일 먼저 ‘와, 저것 좀 봐!’라고 속으로 말한다.” 그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나는 이런 내가 자랑스럽지 않지만 이런 상태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끝에서 자라는 나무

 

 숲은 현재 이동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수목한계선이 점점 산 위쪽으로 이동하고 수목종 역시 더 높은 위도로 서식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나무가 이동하면서 생태계도 변하고 있다. 남극 대륙의 일부 지역과 북극 지방은 지구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