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_ ISSUE 684 _ Journey Towards a New Life for Architecture: BCHO Partners
SPACE공간, ISSUE 684, Journey Towards a New Life for Architecture: BCHO Partners
‘당신의 공원은 어디입니까?’ 이 질문은 어딘가 모순처럼 들린다.
오목공원 설계공모 당시 박승진과 김희정이 제출한 마스터플랜에는 범례 100개가 달렸다. ‘CBS 아나운서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후 공원 벤치에 앉아 SBS를 바라보는 20대 여성’, ‘푸드트럭에서 어떤 도넛을 먹을지 고민하는 여고생들’, ‘저녁 6시, 숲속의 작은 음악회를 감상하기 위해 잔디마당에 자리 잡은 주민들’, ‘출근길에 숲과 정원 안에서 미팅 자료를 검토하는 40대 직장인’ 등. 박승진은 어떤 사람들이 이 공원을 이용할는지 상상하며 백 명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조병수가 과거의 것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듣다 보면, 자전적 소설로 유명한 아니 에르노의 말이 떠오른다. 그녀는 인터뷰집 ¡º진정한 장소(Le Vrai Lieu)』에서 부모와의 문화적 격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부모님과 문화적으로 분리된 자식들의 고통은 부모들이 자식들이(¡¦) ‘그들보다 더 나아지는 것’을(¡¦) 최고로 바라면서 동시에 그들이 알고 있던 아이 그대로 남아주기를, 그들과 같은 것에 웃을 수 있기를, 그들과 같은 티브이 프로그램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나오죠. 아이들을 도중에 잃지 않기를 바라는 거예요.¡±
그런데 따져보면 ‘생’이 다시 태어난 게 ‘재생’이잖아요. 원래 것에서 그리 새로울 것 없이 다시 태어난 게 재생이라면, 그 가운데서도 정말 새로운 기능으로 창의적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사실 ‘새생’이 아닌가 싶어요. 다시 태어난 게 아니고 새로 태어난 ‘생’이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재생건축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의미로 따지면 ‘새생건축’이라고 생각해요.
김: 평소 자주 말씀하시는 ‘땅으로의 건축’이나 정제되지 않고 즉흥적인 ‘막의 미’를 재생건축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조: 사실 건축에서 ‘막의 미’를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고, 뭐 어떻게 보면 의미 없는 일일 수도 있죠. 일반적으로 건축에서는 도면을 정확하게 그리고, 도면대로 잘 짓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막사발이나 민화 같은 데서 보이는 소박하고, 즉흥적이고, 시원시원한 미학이 재생건축에서 더 잘 드러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역, 특히 부산의 경우 공공 문화 공간의 생산 주체는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이다. 공공을 위한 문화 공간이 아니라 ‘유치’로 홍보되는 정치적 성과였다.
공적자금을 이용하는 톱다운 방식의 공공 문화 공간 생산 과정에 민의가 반영되긴 어렵다. 공적 자금은 사용 기간과 범위가 정해져 있다. 회계연도 내 사용되지 못하면 예산 회수와 담당자 문책이 있는 한 한가롭게 민의를 모으고 연구할 공무원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