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케이트 앳킨슨, 문학사상, 2014(1판 2쇄)
두 아이는 모래밭에 그물을 내려놓고 파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어도 바닷물이 늘 차가운 건 수수께끼였다.
분명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지만 의자 위에 올라가 밖을 내다보면 엄마와 친구들이 으스름해지는 황혼 속에서 나방처럼 드레스 자락을 펄럭이며 아래쪽 잔디밭에 서 있는 모습이 잘 보일 것이다.
실비가 어슐라를 다시 침대로 데려오자, 아기는 이리저리 젖을 찾았다. 실비는 자식들에게 모유 수유를 고집했다. 유리병과 고무젖꼭지는 어딘지 부자연스러워 보였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젖을 짜내는 암소가 되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아기는 느렸고, 새로운 것들에 어리둥절해서 버둥거렸다.
페미가 보낸 상자에서 꺼낸 내용물을 작은 나무 식기 건조대에 늘어놓자 가난한 이의 정물화처럼 보였다.
퀴니는 엄밀히 말하면 글로버 부인의 소유였지만 자신이 누구에게 속한다는 사실 따위에는 무관심했다.
한 여자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골적이고 미국적이었다. 마치 평생을 감옥에서 보낸 사람처럼 노래를 불렀다.
어슐라는 고독을 갈망하면서도 외로움을 증오했다. 어슐라로서는 풀려고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였다.
“마치 어떤 방으로 들어가면서 인생이 끝났는데 그래도 계속 살아있는 기분이야.” 테디가 어슐라에게 말했다.
“난 이제 이런 거 안 들어. 너무 ‘구닥다리’야. 미래는 좀 더 ‘우아하게 정성을 들여야’ 해.” 이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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