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굉장한 세계, 에드 용, 어크로스출판그룹, 2023(초판 4쇄)
항상 직진하는 빛과 달리, 냄새는 확산되고 스며들고 넘치고 소용돌이친다. “핀이 새로운 공간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는 것을 관찰할 때마다, 나는 나의 시각이 제공하는 명확한 경계를 무시하려고 노력해요. 대신 뚜렷한 경계가 없는 ‘희미하게 빛나는 환경’을 상상하곤 해요”라고 호로비츠는 말한다. “초점 영역이 존재하지만, 뭐랄까 모든 영역이 서로 스며든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호로비츠는 끈을 치우면서 덧붙였다. “냄새의 원천이 사라진 후에도 개는 여전히 흔적을 따라갈 수 있다는 거예요.”
페로몬은 같은 종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학적 신호다. 그러므로 암컷 나방이 수컷을 유인하는 데 사용하는 봄비콜bombykol은 페로몬이지만, 모기를 내 몸으로 끌어들이는 이산화탄소는 페로몬이 아니다. 또한 페로몬은 표준화된 메시지이므로, 주어진 종의 개체마다 그 용법과 의미가 다를 수는 없다. 예컨대 모든 암컷 누에나방silk moth은 봄비콜을 사용하며 모든 수컷은 그것에 끌린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 사람을 다른 사람과 구별하게 해주는 냄새(체취)는 페로몬이 아니다. 독신자들이 서로의 옷 냄새를 맡는 ‘페로몬 파티’나 최음제로 판매되는 ‘페로몬 스프레이’가 실제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 페로몬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가위개미leafcutter ants는 흔적 페로몬trail pheromone에 매우 민감해서, 1밀리그램이면 지구를 세 바퀴 도는 길을 내기에 충분하다.
바다의 플랑크톤은 크릴에게 잡아먹힐 때 DMS를 방출하고, 크릴은 고래, 물고기, 바닷새의 먹이가 된다. DMS는 물에 쉽게 용해되지 않으며 결국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만약 대기 중의 농도가 충분히 상승하면, DMS는 구름의 씨앗(응결핵)이 된다. 만약 DMS가 선원의 코에 들어가면, 네빗이 “굴과 매우 흡사하다” 또는 “해초 같다”라고 묘사한 냄새를 유발한다. 그게 바로 바다의 향기다.
“냄새는 경험과 관련되기 전에는 의미를 지니지 않아요.”라고 카프리오는 말한다. 인간의 유아는 철이 들 때까지 땀이나 대변 냄새를 역겨워하지 않는다. 성인들은 후각적인 호불호가 너무 다양해서, 미국 육군이 군중을 통제할 목적으로 악취탄을 개발하려고 했을 때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역겨워하는 냄새’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맛은 비교적 단순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냄새는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특성을 지닌 분자들의 사실상 무한한 선택을 포함한다. 선경계는 조합된 코드를 통해 그 특성을 나타내는데, 그 코드가 워낙 교묘해서 과학자들은 손도 대지 못하다가 이제야 겨우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 그와 대조적으로, 맛은 인간의 경우 다섯 가지 기본 특성 – 짠맛, 단맛, 쓴맛, 신맛, 우마미(감칠맛) – 으로 요약되며, 다른 동물의 경우에는 소수의 수용체를 통해 탐지되는 몇 가지 맛이 추가될 수 있다.
쓴 맛이 한 가지뿐인 것은, 당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쓴 물질’을 맛보고 있는지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맛보기를 멈추는 것뿐이다.
파충류, 조류, 포유류는 혀로 맛을 본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은 그렇게 제한적이지 않다. 크기가 매우 작은 동물들은 먹이를 ‘입에 넣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걸을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곤충은 발과 다리로 맛을 느낄 수 있다. 벌들은 꽃 위에 앉아 있기만 해도 꿀의 달콤함을 탐지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시각의 전체적인 기초, 즉 ‘모든 동물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메커니즘’을 말하고 있다. 동물은 감광단백질light-sensitive protein을 이용해 세상을 바라보는데, 감광단백질은 사실상 병현된 화학적 센서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빛의 냄새를 맡음으로써 세상을 본다.
손케 욘센은 “시각은 빛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아마도 ‘빛이 무엇인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라는 말로 자신의 책 <생명의 광학The Optics of Life>을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감탄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게 “나도 모르겠다”라고 토로한다.
우리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든 풍경’을 의미하기 위해 “조감도”라는 문구를 사용한다. 그러나 ‘새의 시각’은 단순히 ‘인간의 시각’을 높인 게 아니다. “인간의 시각 세계는 눈앞에 있고, 인간은 그 안으로 들어간다.” 마틴은 언젠가 이렇게 썼다. “그러나 조류의 시각 세계는 주변에 있고, 새들은 그 사이를 통과한다.”
아픔이 고통이기만 할까?
통각과 통증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별개로 볼 수도 있다. 통각은 내 손(그리고 척수)에서 발생했고, 통증은 뇌에서 생성되었다. 하나는 감각적인 반쪽이고 다른 하나는 감정적인 반쪽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둘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으로 느낀다.
통증은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을 아프게 할 요량으로 일어나는 일은 없다. 동물이 아파하는 일이 일어났다면, 그 목적은 동물이 그 정보를 가지고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참고래도 초저주파 음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알고, 페인은 그들의 울음소리가 얼마나 먼 거리를 여행할 수 있는지 계산해 봤다.그랬더니 놀랍게도 2만 킬로미터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들의 노래에서는 축구장만큼 긴 파장이 몇 초 동안 지속될 수 있다. 클라크는 해군 친구에게 그런 신호로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는 “바다를 환하게 밝힐 수 있지”라고 대답했다. 즉 멀리 발사된 초저주파 음에서 되돌아오는 메아리를 분석함으로써, ‘물에 잠긴 산맥’에서부터 ‘해저 자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수중 풍경을 지도로 작성할 수 있다는 거였다.
키시에 따르면, 많은 시각장애인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소음을 통해 탐색을 시도한다. 즉 그들은 혀를 사용하거나 손가락을 튕기거나 발을 구른다. 그러나 부모들은 종종 이러한 행동을 엽기적이거나 반사회적인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정교한 음파 탐지 감각으로 꽃피기 전에 중단시킨다. 키시의 부모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에게 딸깍거림을 허용하고 자전거를 사주었다.
신경과학자 로어 탈러Lore Thaler는 2009년부터 키시와 함께 일했다. 그녀는 뇌 스캐너를 통해, 그를 비롯한 인간 반향정위자들이 메아리를 들을 때 시각 피질 – 일반적으로 시각을 다루는 영역 – 의 일부가 매우 활발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시력을 가진 사람들이 동일한 자극을 들을 때, 그 영역은 휴면 상태에 있다. 이것은 키시가 메아리를 “본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뇌는 메아리에서 얻은 정보를 조직화함으로써 주변 환경에 대한 공간 지도를 작성한다.
지구의 핵은 용융된 철과 니켈로 둘러싸인 고형 철구solid iron sphere다. 그 액체금속의 휘젓는 움직임은 행성 전체를 거대한 막대자석으로 만든다. 지구의 자기장을 교과서 스타일로 묘사하면 다음과 같다. 자력선은 남극 근처에서 나와 지구 주위를 반 바퀴 돈 다음 북극 근처에서 다시 들어간다. 이 지자기장geomagnetic field은 항상 존재하고, 하루 종일 또는 계절에 따라 변하지 않으며, 날씨나 장애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크리티카 벤카타라만Krithika Venkataraman에 따르면, 모기들은 우리의 ‘날숨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와 ‘피부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에 끌린다. 쉽게 말해서 그들은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감각 공해는 단절의 공해로, 우리를 우주로부터 떼어놓는다. 그것은 동물을 주변 환경과 연결하는 자극을 집어삼킨다. 지구를 더 밝고 더 시끄럽게 만들면서, 우리는 또한 그것을 단편화하는 우를 범했다.
그것은 어둠을 밀어내고 철새들을 끌어들인다. 에디슨이 전구를 상용화한 직후인 1886년, 거의 1000마리의 새가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의 전기 조명탑에 충돌해 죽었다. 그로부터 1세기 후 환경과학자 트래비스 롱코어Travis Longcore와 그의 동료들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매년 거의 700만 마리의 새가 통신탑에 부딪쳐 죽는다’고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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