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유니버스, 이한솔, 미래의창, 2023(초판 1쇄)
곰표의 카테고리 확장은 2018년을 시작으로 5년 이상 이어졌다. 2022년, 대한제분은 그동안 발을 뻗었던 영역인 문구와 생활용품 등을 사업 목적에 정식으로 추가했다. IP로서 곰표의 가치를 충분히 확인했고, 그 과정에서 밀맥주와 같은 히트 상품도 발굴해냈으니 외부 협업을 통한 로열티 수취보다는 ‘밸류체인Value chain’을 내재화해 직접 사업을 해보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IP 홀더와 IP 플랫폼의 비즈니스에는 어떤 차이가 존재할까? 가장 큰 차이는 중요시하는 작업의 방향성이다. IP 홀더는 직접 IP를 개발하고 육성하는 역량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고, IP 플랫폼은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배분 설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랩 스낵은 과자 봉지 정면에 래퍼의 초상을 프린팅한 형태로 제작된다. 래퍼들이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포장지의 디자인 등에 참여하기도 한다. 때로는 포장지에 QR코드를 삽입하는데, 이 코드는 래퍼들의 신곡이나 미공개곡의 링크로 연결되며 훌륭한 홍보 수단이 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수익 배분이다. 랩 스택은 판매량에 따라 래퍼들에게 일정한 로열티를 지불하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성공에 따라 마일스톤milestone(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 지점이자 체크 포인트)을 정해 정산금을 지불하기도 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래퍼는 자연스럽게 본인의 상품이 성공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여러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창업자가 익혀야 할 시장 분석과 사업 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담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 피터 틸은 스타트업에는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시장은 이미 기존 기업이 점유한 상태이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니치마켓에서부터 시작해 고객의 저변을 확대하라는 의미다.
IP 비즈니스에서도 역시 비슷한 전략이 필요하다. ‘작지만 확실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통해 ‘니치마켓에서 매스마켓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은 IP 비즈니스의 전개를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자세다.
IP의 가장 큰 특징은 ‘유일성’이다.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는 있지만 같은 IP를 만드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네이버와 하이브, YG가 서로 지분 투자를 통해 하나의 연합체가 됐고, SM과 JYP가 또 다른 동맹을 구축해 버블의 운영사인 디어유의 지분을 소유했다. 특히 이 시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K-POP 플랫폼인 네이버의 브이라이브가 하이브의 위버스와 통합(2022)된 것과 카카오가 SM을 인수(2023)한 것은 K-POP IP의 힘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팬들이 앨범을 구매하는 이유는 앨범 자체에 대한 소장 욕구보다도 앨범 내 화보나 포토 카드와 같은 구성품, 그리고 팬 사인회 응모권 때문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마주하는 K-POP 앨범은 상당 부분 머천다이징merchandising화됐으며 이제 업체들은 시장 상황과 상품의 성격에 맞게 앨범 제작과 판매 과정에 있어 다양한 판매 전략을 수립해두고 있다.
K-POP 앨범 및 MD 판매는 파레토 법칙이 강하게 적용되는 사례다. 앨범이 100만 장 팔렸다고 하면 일반 대중들은 100만 명의 팬이 이를 구매했을 것이라고 여기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K-POP의 생태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다양한 버전의 앨범, 포토 카드 등의 요소를 고려해 실제 구매자의 수는 앨범 판매량보다 20~30%가량 적을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사실 실제 앨범 구매자 수는 그 수치보다도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2021년 2월 시각 IP를 활용한 패션 플랫폼 얼킨캔버스를 출시했다. 얼킨캔버스는 ‘시각 IP 패션 플랫폼’이라는 설명대로 예술 작품이나 캐릭터, 로고 등 여러 창작자들의 아트워크 IP를 패션의류나 잡화에 적용해 제작•판매한다. 이미 디자인된 기성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얼킨캔버스 사이트 내 ‘커스텀custom’ 메뉴를 통해 유저가 직접 제품에 IP를 적용해 제작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55세 이상의 소비자들인 실버 스트리머Silver Streamers가 팬데믹 기간 빠르게 증가하며 스트리밍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데, 이들은 광고 기반의 무료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 대비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아마존 프라임 등을 사용하는 유료 고객PU. Paying User 비중이 높아 이익 기여도가 크다고 한다.
여러 차례 언급했던 IP는 아주 작은 재미와 취향에서 출발한다. 처음부터 거대하고 화려한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개별 고객에게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선물하고,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켜 가며 팬덤을 확장하면 된다. 물론 이미 시장 장악력을 확보한 경우에는 시작부터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IP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지만, 이는 극히 소수의 케이스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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