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갔다가
차도 끊기고 다음날 또 일찍부터 영화를 봐야 하기도 하고
또 굳이 피판에서 권해주기도 하여
피판 프로그램에 들어있는 클럽 파티에 갔다.
예전부터는 가보고 싶었던 그 클럽이란 곳을
부천에 가서 처음 가본 것이다.
처음 한 시간 동안
춤도 춰보고 데낄라와 맥주도 마셔보고 담배도 피워보고
하다가 나머지 세 시간 동안은 결국
바에 앉아서 티슈에 그림이나 그리며 보냈다.
한 40분 정도는 나도
춤에 빠져보자 마음 먹고 춤을 췄는데
처음 알았다 춤 추는 게 이렇게
외로운 건 줄은.
저마다 클럽씬을 즐기려고 애쓰는 젊은 무리들 속에서
춤춰보려 애쓰는 40분 간이 너무 지독하게 외로워서
그걸 추스리는데 3시간 가량과 데낄라 한 잔과 맥주 한 병과
담배 세 개피와 미치코사와(?) 칵테일 한 잔과
티슈 한 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티슈를 스캔 받아 이곳에 올리고 나서
티슈는 자연스럽게 버려졌다.
굳이 종이와 펜과 잉크와 육체를 써서 무언가를 그리고는
디지털 정보화된 이 그림만 남기고 원본은 없애버린 것이다.
뭔가 아이러니하긴 한데 그렇다고
더러워진 티슈를 곱게 보관하기도 그렇지 않은가.
'sor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못 (0) | 2009.09.28 |
---|---|
언젠가는 이런 날도 (0) | 2009.08.19 |
9일간의 이집트 여행 (0) | 2009.07.16 |
USB (0) | 2009.04.20 |
요한 슈트라우져 3세 (0) | 2009.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