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갔다가

차도 끊기고 다음날 또 일찍부터 영화를 봐야 하기도 하고

또 굳이 피판에서 권해주기도 하여

피판 프로그램에 들어있는 클럽 파티에 갔다.

 

예전부터는 가보고 싶었던 그 클럽이란 곳을

부천에 가서 처음 가본 것이다.

 

처음 한 시간 동안

춤도 춰보고 데낄라와 맥주도 마셔보고 담배도 피워보고

하다가 나머지 세 시간 동안은 결국

바에 앉아서 티슈에 그림이나 그리며 보냈다.

 

한 40분 정도는 나도

춤에 빠져보자 마음 먹고 춤을 췄는데

처음 알았다 춤 추는 게 이렇게

외로운 건 줄은.

 

저마다 클럽씬을 즐기려고 애쓰는 젊은 무리들 속에서

춤춰보려 애쓰는 40분 간이 너무 지독하게 외로워서

그걸 추스리는데 3시간 가량과 데낄라 한 잔과 맥주 한 병과

담배 세 개피와 미치코사와(?) 칵테일 한 잔과

티슈 한 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티슈를 스캔 받아 이곳에 올리고 나서

티슈는 자연스럽게 버려졌다.

굳이 종이와 펜과 잉크와 육체를 써서 무언가를 그리고는

디지털 정보화된 이 그림만 남기고 원본은 없애버린 것이다.

뭔가 아이러니하긴 한데 그렇다고

더러워진 티슈를 곱게 보관하기도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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