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 밤 2

 

 

 

손가락이 부러져 할머니 실려들어온다

열쇠를 짤그락거리며 며느리 통화중이다

넘어지다 손가락이 부러졌다-

치료를 하려는데-

 

손가락이 부어 빠지지 않는 반지

빼낼 도구를 찾고 있는 흰토끼

 

부러진 손가락 사이

뼈 없는 골짜기 사이에서

50년 된 반지를 빼내기는 힘들거다

 

달 주위가 부은 채로 몇 년인가

 

휘영청청 밝은 비명과 신음

토하고 기절하고 시체 지퍼 채우는 소리

의사들이 절구를 빻아 바늘을 세우고

뼛가루가 튀어 은하수에 박힌 이빨이 된다

 

토끼의 귀는 CT 촬영과 MRI 판독이 가능한

주야청청 불면의 귀

 

대변이 안나와서 할아버지가 운다

복부에 감지되는 수박만한 옛

마누라-

 

아버지가 부르신다

아버지는 똥 당번 나는 오줌 당번

오줌 호스-는 전화선 마냥 나를 부르고

자동문이 벌컥벌컥

 

엄마는 똥이 멈추고 오줌만 눈다

아버지는 울고 나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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