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이라는 스크랩이 초록비님 블로그에 올라가 있어서 읽어보았다.
꽃다발 없애기 연대의 회장인 나로서는 방법 1번부터 묘한 회의에 빠져든다.
만약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 허리가 잘려나간 꽃, 꽃다발이라면,
지나친 생명유희라 생각된다.
<다음은 행복해지는 방법같지 않은 방법에 대해 적용되는 my life.>
1. 나 자신을 위해서 꽃을 산다.= 나를 위해 산 꽃이 시들어 감을 본다
2. 날씨가 좋은 날엔 석양을 보러
나간다.= 석양 보러 갈 즈음 피할 수 없고 짜증나는 전화가 온다
3. 제일 좋아하는 향수를 집안 곳곳에 뿌려 둔다. = 제일
좋아하는 향수를 구경만 하고 사지 못하고 돌아온다.
4. 하루에 세번씩 사진을 찍을 때처럼 환하게 웃어본다. = 환하게 웃어도 이정도라는 사실에 기분이 상하고 만다. 더구나 평소
무표정하다가 사진 찍을 때만 웃을 경우, 행복해보이고 싶어하는 시츄에이션, 기억의 조작으로 생각된다.
5. 하고 싶은 일을 적고
하나씩 시도해본다. = 그리고 하나씩 포기하게 된다. 심지어 어떤 건 시도조차 하기 전에 포기하고 저녘 먹으러 들어간다.
6.
시간날때마다 몰입할수 있는 취미를 하나 만든다.= 어떻게 해도 시간이 별로 나지 않고, 기껏 나는 시간에는 밀린 빨래가 있다.
7.
음악을 크게 틀고 내맘대로 춤을 춘다.= 음악을 크게 트니 옆집, 윗집에서 뭐라 하고, 춤을 추자 아랫집에서 뭐라 한다. 억울하면 당신네들도
그렇게 하라고 그랬다가 싸움이 커진다.
8. 매일 나만을 위한 시간을 10분이라도 확보한다.= 나만을 위한 시간을 1시간 가까스로
마련하고 나면 무척 외롭다. 더구나 24시간이 모두 내 시간이 아니고 이토록 아둥거리며 내 시간을 확보해야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9. 고맙고 감사한 것을 하루 한가지씩 적어 본다. = 고맙고 감사한 것을 하루 세 네 가지 밖에는 적지 못한다는 게
안타깝다.
10. 우울할때 찾아갈수 있는 비밀장소를 만들어둔다. = 비밀장소까지 가는데 세 시간 반이 걸리고, 막차가 빨리 끊기는
데다가, 차비도 비싸다.
11. 나의 장점을 헤아려 본다.= 많이 있지만 남들도 가지고 있는 장점이거나, 별로 인정받지 못하는
장점이다.
12. 멋진 여행을 계획해 본다. = 프랑스 여행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계획은 언제나 틀어지는데 멋진 계획일수록 더욱
그렇다.
13. 내일은 오늘보다 무엇이 나아질지 생각한다.= 하나가 더 나아지면 다섯 개가 더 못해진다. 제발 더 나빠지지만
말았으면 좋겠다.
* 꽃다발 없애기 연대 : 2003년에 착상하고, 2004년에 만든 젊은 연대로서, 현 회장은 melt가 하고 있다. 취지는 꽃이라는 아름다운 생명을 냉면 자르듯이 싹둑 잘라서 고깃 덩어리 묶어 매달듯이 한데 묶어서 뚝, 뚝, 수액 떨구면서 들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잔인하고 그로테스크하여 공포감을 느끼던 melt가, 제발 가냘픈 생명에 가위질 하지 말고, 정 가위질 하고 싶으면 가위 들고서 사자 우리나 표범우리 들어가서 목이며 허리를 잘라보겠다고 덤벼 보든가, 저항 없는 꽃이 이쁘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절단 나는 꼴을 보고 싶냐는 화풀이성 연대이며, 대안으로 보다 취급이 용이하고 미적 감각이 뛰어난 화분의 개발과 사용, 동네 마다 꽃다발 대신 살아있는 생명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화원설치를 제안하고 있다.
ps: 꽃다발 없애기 연대 참여하실 분들 구함.
시상식장, 입학식, 졸업식장에서 꽃다발 대신 화분사용 권장 피켓 시위, 발렌타인 데이, 크리스마스 때, 생화 보다는 조화를, 그리고 보온 비닐이 덮인 작은 화분을 권장하는 퍼포먼스 시위, 주말 공원이나 대학로에서 "꽃을 사지 말고 키워서 선물하자! 당신이 키운 꽃을 당신이 잘라낼 수 있겠냐!" 메시지 시위. "꽃 매달기"가 아닌 "꽃 키우기"문화 홍보. 동네마다 자치 화원 권유. 화원이 이쁜 동네 선정 등의 활동에 참여하실 회원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