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광고 생각은 별로 안하면서(너무나 태평하게) 살아왔음에도 불구,
문득 인쇄광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제품은 등산용 가방, 혹은 아웃도어용 가방, 혹은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다.
저녁 8시부터 한 시간 반을 노스페이스 가방을 맨 체로(가방안에는 수영복, 수영안경, 수영모자, 수영가방, 수건, 카메라, 노트, 펜 다섯 자루, <바람의 그림자>, 안경케이스, 지갑, 열쇠고림 및 열쇠 세 개, 건전지 두 개, 녹차 한 병이 있었다.) 경보하듯이 씩씩거리며 숨 차게 걸어서
친구의 방까지 왔다.
전주 공설운동장에서부터 기린봉 아파트(전주외곽임) 까지 쉬지 않고 걸어왔더니
팬티며, 바지며 셔츠까지 온통 땀 범벅이 되었다.
팬티는 빨고 셔츠는 그냥 옷걸이에 걸어 두었는데, 셔츠 등에 가방 모양대로
땀에 젖은 자국이 남았다.
걸어놓은, 바람에 흔들리는 티셔츠, 등판에 가방 모양의 땀자국,
이런 이미지의 레이아웃이 떠올랐다. 그야 물론 나는 디자인 능력이 없고
카메라도 별로 안좋은 것인데다가, 실내 조명이라, 아마도 내가 본 것, 이미징한 것이
전달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렴 어때, just do it.
상상에 맞긴다.
실제로 가방을 꺼내서 한 시간 반을 뻘뻘 땀흘리며 걷든지 뛰든지 한 뒤에
잔뜩 젖어 말리기만 할 뿐 잘 벗겨지지 않는 셔츠를 옷걸이에 널어
그 등판을 감상해 보시라.
가방이 이뻐 보인다.(실제 가방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