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싶은 게 아니라, 사랑한다는 느낌이 좋을 뿐
'소주 천 병'은 여자친구를 잘도 사귄다.
반면 나는 잘 못사귀었다.
당시, 소주를 둘이서 마시고 있었다.
<대체 너는 왜 그리 쉽게 헤어져버리냐고, 게다가 사귀는 애들은 하나같이 왜 그리 못생겼냐고 내가 말했다.>
물론 소주 천 병이 사귄 여자애들 중에는 이쁜 애들도 있었긴 하지만
워낙에 가리지 않고 이사람 저사람 사귀던 녀석이라
못생긴 애들도 많았다.
그에 대해서, 형은 말해도 모른다고, 나를 무시하면서
이런 저런 말들을 나누었다.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내가 누구를 사랑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좋아서 여자를 만나는지도 모르겠다>고
내가 말했다.
그러자 소주 천 병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어~!!! 역시, 형은 뭘 좀 아네~>라고 호응해주었다.
얘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외로워지는 기분이었다.
낙지전골 작은 걸 먹었고, 계산은 소주 천병이 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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