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 개들 구경 갔다가

구두닦이(겸 구두수리공)가 입원한 걸 알게 되었다.

 

곳에

구두닦는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입원하러 간다고 써붙인 이 '광고'에

구두가 닦고 싶어졌다.

 

싸인까지 해 놓은 걸 보면

입원하러 가기 전에

그러니까 아픈 사람이

손수 적어서 붙이고 간 것 같다.

 

예전에, 새벽이면 종종

춘천 성심병원 응급실에 구경갔는데

가장 자주 오는 응급 환자들은

노인들이었고

아주 천천히

그래서 더 아파보이게

걸어들어오는 응급환자들이었다

 

주섬주섬 응급실 접수 창구에 보험증을 꺼내 놓은 뒤

바퀴 달린 침대에 가 누우시던 늙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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