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운동복 차림이다.

여자가 운동하는 곳으로 남자가 찾아온 상황이다.

나는 건물 한 켠에서 이들의 싸움을 지켜본다.

그리고 웃는다.

왜 저들은 계속 저 건물 입구에서 싸우고 있을까.

드나드는 사람들이 저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저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또 웃는다.

이 두 명에게 계속해서 전화가 걸려오고 문자가 날아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 참 목소리 높여 싸우다가

전화가 오자 전화 통화를 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싸우다가 문자가 오자 또 문자를 보낸다.

 

몰입의 즐거움, 이라는 것이 있는데

요즘은 그런 즐거움을 누리기는 무척 힘들어진 것 같다.

싸움은 분노끼리의 부딪힘인데, 그 사이사이

타인과의 개인적인 전화 통화, 문자 교환을 한다는 건

뭐랄까, 그 싸움이 다분히 사소해보인다는 느낌...

 

이 싸움 이후로, 이들 연인은 헤어질 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 싸움은 참 사소하다.

 

 

 

 

'sor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타까운 프라이버시  (0) 2007.04.30
비행기  (0) 2007.04.25
윈저컵  (0) 2007.04.24
U  (0) 2007.04.12
FTA 불법 시위 현장  (0) 2007.04.1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