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면 나라도 세울 시간인데
내가 이룬 것은
이번 주말은 쉴 수 있을까?
깨달음을 얻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는다는데
4년 넘게 이 일을 하며 얻은 것은
이번 주말은 쉴 수 있을까?
주말을 쉬고 안 쉬고의 문제가 아니라
4년을 넘게 겪고도 어째서 이 상황을
바꾸지도 못하며
초월하지도 못하며
그렇다고 순응하지도 못하는가
이 일을 4년 넘게 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길에서 보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상품으로 보인다는 것
그렇게 보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보이게 됐다는 것
깨달음을 얻는 데는 1초도 필요치 않은데
5년이면 나라도 세울 시간인데
5년이 지나도 상사의 눈치를 보고
큰일에는 눈 감고
작은 일에 분노하고
금요일이 되면...
PS.
이 업계에서 말하는 어투로 정리하자면,
앞으로 다시 5년 뒤의 내 모습을
내가 바라던 모습의 내가 되도록
개런티할 자신이 없습니다.
내 친구 모씨는 이렇게 답하겠지.
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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