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57 – 에필로그 원
떠난다는 것.
떠나는 순간.
갓 구운 피자 한 조각을
때어낼 때 치즈가 더운 김을 내며
주욱 늘어나듯이
공간과 시간이 주욱 늘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그 순간의
흡착되어 있던 일상으로부터
분리되는 순간의 느낌이 좋다.
설거지통에 라면 먹은 그릇을 넣고
물을 부어놓은 뒤 씻기 귀찮아
미루다 보니 어느새 검푸르게
일어선 물곰팡이들이 달라붙어
있는 게 일상이다.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마음만 먹으면
한 달에 4번은 여행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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