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이 서른이 넘어

길가는 여자들 엉덩이 쳐다보는

병에 걸렸습니다

깊게 걸렸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

제 이름만 들어도 반가워

하셨는데

까페유리에 어머니 미소를 띄워 바라보다가도

여자들 엉덩이 흔들며 지나면

깨갱스런

무더운 서른입니다

 

은박지에 싸인 초코렛이 녹아내리듯

얇게 물결져

소녀들 엉덩이에 늘러붙고 싶어집니다

녹아 흐르되

때로는 중력까지

거스르고 싶어질 겁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절망 없이 절망해서

미안합니다

길가에 토사물 먹는 새들도

언제부턴가 제쪽으론 엉덩이를 들이밉니다

할 말이 없는

말들이 쓰레빠 발로

빛살 문을 열고 뛰어나가는

하루에

하루 종일 치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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