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극과 ㅎ극 사이에서 답을 찾아보다
칸.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축제.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크리에이터. 마케터. 배우. 뮤지션. 예술가들이 강당을. 거리를. 해변을. 식당을.
크리에이터로서의 꿈을. 욕심을.
한편 직접적인 현실은 조금 다르다.
아무런 상도 더러운 듯 가까이 오지 않고 이름난 크리에이티브는 남들의 것이고
무대 위는 이미 성공한? 했다고 여겨지는 이들의 차지고.
암묵적으로 우린 스타 CD들을 우러러보도록 종용되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스타 cd에 대해 들어본 적도 개뿔 관심도 없고.
한낮 냄비에 집어넣은 소다와 설탕처럼 부풀던 알 수 없는 기대와 꿈은
한밤중룸메이트 코고는 소리에 깨지고 눅눅해지고.
새벽의 중심으로 갈수록 더욱 커지고 가빠지는 룸메이트의 코고는 모습을
가만히 파처럼 기대 바라보다
“코를 골 때 우리의 뇌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식당에선 가격을 꼼꼼히 살펴본 뒤에야 메뉴를 주문하고
카드와 현찰 중 무엇이 이익인가 계산하고 중저가 비행기는 환승해야 하고
한국의 여자친구는 내 관심이 너무 먼 곳으로 떠나지 않도록 들들 볶아댄다.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는 건 무인도에 갇힌 한 마리 개의 외침.
그래 맞다. 우린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내 곁에선 평범한 연인, 가족의 역할을 다해주길 바라고.
그러다 30분 간 줄 서 들어간 세미나 단상을 바라보면 전용기를 타고 날아온 유명 뮤지션이
크리에이티브와 협업에 대해 강연하고 그의 환상과 환상적 재능 뒤에 여전히 그를 붙잡고 때려 눕히는
그의 현실, 그의 과거, 그의 과거의 가난, 비즈니스, 맘 같지 않은 가족들. 불안. 뻐김. 욕망. 허식. 허식을 보는 자신.
칸. 한 판의 거대한 포커게임. 환상놀이.
서로가 가진 패를 꺼내놓고 비교하고 교환하지만 현실이 없다면?
현실 없이는 환상도 없지.
환상과 현실은 크리에이티브의 N극과 S극. ㅎ극과 ㅎ극.
그 사이에 가능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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