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없는 농사

 

 

누군가에게 영어를 말해야만 할 때

내 머릿속에서 필요한 영단어를 떠올리는 감각은

어설픈 텃밭에서 무나 배추를 뽑는 것과 비슷하다

몇 년 전엔가 떠듬떠듬 심어둔 부위를 찾아

뭔가 덩어리를 적당히 잡은 뒤

쑤욱- 무를 뽑듯 단어를 뽑아내는 것이다.

훍이 잔뜩 묻은 거칠고 덜익은 아주 쌩한

그런 단어 몇 개 겨우 뱉어낸다.

올해는 더욱 황량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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