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여자의 다리에 빠지는 건
단지 다리 때문이 아니라
그 다리 위에 있을 무엇 때문이다.
다리 위의 무엇을 보다 멋지게(매끄럽게)
수식해주기 때문이다.
다리는 여자의 수식이다.
볼 수 없는 것을 향한 미사여구이자 형용사이다.
꿀벅지라는 말이나
꿀이 흐를 것처럼 매끄럽다는 말은
그 다리와 다리의 연결 부위
두 개의 지탱부가 맞물리는 지점에 있을
꿀의 근원지를 암시한다.
남자의 시선에 의하면
여자의 다리는 섹슈얼리티를 위해 존재하며
그 다리가 곧 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다리는 은유이며,
연정과 욕정의 다리(bridge)이기도 하다.
아, 정말이지 여자의 다리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의도적으로 한다기 보다
태어나기도 전에 건설된 강력한 욕구이다.
'불나면들고나갈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53. 어떤 카톡 대화법에 대해 (0) | 2017.11.29 |
---|---|
52. 어떤 여행에 대해 (0) | 2017.11.29 |
50. 어른들이 꽃을 보는 이유에 대해 (0) | 2017.11.29 |
49. 메일링에 대해 (0) | 2017.11.29 |
48. 구조조정에 대해 (0) | 2017.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