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B - 70, PORSCHE




 

 <탑기어>를 하며 좋은 차를 많이 타 봤습니다. 페라리를 내 돈으로 샀다면 그러지 않았겠지만 촬영이니 서킷에서 극한 주행도 했죠. 그러다 보니 3억 5000만원 하는 페라리를 살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래디컬Radical이라는 영국 스프츠카가 있습니다. 서킷에서만 탈 수 있는 1억2000만원짜리 스포츠카예요. 스포츠의 스릴을 느끼고 싶으면 그걸 사서 서킷에 가면 돼요. 더 비싼 페라리가 못 주는 스릴을 주거든요. 비교하면 그게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에요.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 돈으로 페라리를 왜 사지?’싶어졌습니다. 람보르기니는 말할 것도 없고요.


 포르쉐의 가장 큰 장점은 서킷이란 환경에서 마지막까지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FXX같은 서킷 전용차가 아니라면 페라리도 서킷에 갖고 들어가서 가혹한 환경과 마주할 때 금방 문제가 튀어나와요. 람보르기니

는 말할 것도 없고요. 반면 포르쉐는 뜨거운 여름에 서킷에 들어가도 문제가 잘 안 생깁니다. 그게 정말 외계인 같은 부분이자, 포르쉐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BMW는 차를 멈추게 해서 차를 보호하고 온도를 관리합니다. 서킷에서 BMW를 열심히 타면 경고등이 쫙 켜지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내지 않지요. 대신 고장 나지도, 부러지지도 않아요. 그게 BMW의 캐릭터이고 방법론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비슷해요. 과열되었다며 갑자기 미션이 작동하지 않는 식입니다. 포르쉐는 잘 달려요. 내가 컨트롤을 못해서 차가 날아갈 수는 있어요. 하지만 가혹하게 운전해도 차가 먼저 뻗는 경우는 드물어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압도적으로 잘 버팁니다. 가혹한 환경에 대한 한계치가 다른 브랜드보다 훨씬 더 넓은 겁니다. 그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에요. 서킷에선 포르쉐가 가장 믿음직합니다… 문제는 이걸 대부분 모른다는 점입니다. 자기 포르쉐로 

서킷에 갈 생각을 못할 테니까. 포르쉐 오너 중 1%도 서킷에 안 갈 겁니다. 하지만 포르쉐는 정말 험하게 몰아야 그 매력이 나옵니다. 진짜 포르쉐를 느끼고 싶다면 스포츠 드라이빙을 해야죠. 그걸 안 하면 포르쉐는 의미가 없어요.

괜히 불편한 차가 될 뿐입니다. ‘원래 불편한가 보다’라고 느끼는 요소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밟고 싶을 때 신나게 밟으라는 거죠. 포르쉐는 그런 환경이 없어도 포르쉐라는 브랜드에 심취하도록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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