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칼국수 같은 수제비를 먹을 때가 있고, 햄버거 같은 핫도그를 먹을 때가 있고, 또 전생의 연인같은 남성네를 마주칠 때가 있는데, 강도는 다르지만, 그래도, 딱, 순간 멈춰서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월요일 같은 금요일이어서, 뇌주름에 긴장을 풀면 어느 살찐 번데기 같은 중년 아저씨가 사우나실에서 배를 풀어놓듯, 나도 모르게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생각이 불거져 나오네요. 어제도 참 물먹는 하마같은 슬픔이 들이차서 자정까지 비를 맞고 돌아다녔어요. 비 맞기 전에는 서울 아트 시네마에 가서 '5월의 구름'이라는 터키영화를 혼자 봤죠. 설마 했는데 아침까지 비가 내려서, 밤새 똥을 싸고 똥을 치우다가 우는 꿈을 꾸고, 그나마 아는 사람도 몇 없는데, 이들이 하나같이 4월과 5월 사이에 연인과 헤어졌는데, 다들 뭘 믿고 나에게 위로를 해달라고 하는지, 오늘 아침에 눈 뜨지 또 그런 문자가 하나 와 있어서, 다음 주에는 아웃백 스테이크에 가서 밥 얻어먹고 위로를 해주기로 했죠. CD플레이어가 새로 생겼는데, 이로써 6개월 가량 사용하던 512MB MP3는 나이키 운동화 박스 속에 처박히게 되었네요. 중고 컴퓨터도 없는 주제에 CDP 2개에 CD 300 장을 가지고 있는 나는, 늘 건조기가 되면, 불이 날까봐, 불이 나면 300장 CD를 어떻게 들고 나가야 할지 고민이 되죠. 동생 CD 중에서 '산타나'를 들으면서 또 비를 맞으며 일하러 나가는데, 맹세코 '산타나' 앨범은 처음이지만, "산타나는 참 훌륭하구나" 이런 느낌. 어제 오후 2시부터 비가 올 때까지 종로에서 명동까지 레코드점을 네 군대를 돌아다녔는데도 이상하게 '마이 앤트 메리 2집'을 구할 수가 없어서 왜 그럴까, 싶었죠. '나의 숙모 메리'는 건강하게 잘 있을까 생각할 때, 마침 비가 내렸고 멀리 씨네코아에 '거북이도 난다' 영화가 보였어요. 이건 이번 주 일요일에 혼자 날아가서 거북이처럼 볼 생각이고, 어제는 '5월의 구름', 또 김기덕 감독의 '활'도 봐야되고, '금자씨'랑 '남극일기'랑 '우주전쟁'도 봐야하고... 아, 외롭다. 어제 '커피 빈'에 갔었는데 거기서 빨대를 2000원 주고 샀죠. 길다랗고 지름 6mm에 시원한 빛깔의 플라스틱이고, 분홍고니처럼 목이 구부러져있어요. 실을 묶어서 목에 걸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빨아먹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서 불편하네요. 답글 선물목록에 2005년 5월 5일 구입한 'coffee bean' 빨대가 포함됩니다. 재즈바 '블루문'에서 줏어온 칵테일 받침대도 있어요. 지난 주에 사놓고 속이 쓰려서 요즘 못마시고 있는 나폴레옹 브랜디가 700ml 중 420ml 정도 남아있구요.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이 연예인 같을 때  (0) 2005.05.06
감정만으로 살 수 있다고  (0) 2005.05.06
누구나  (0) 2005.05.06
지하철 개혁  (0) 2005.05.06
시인과 상처의 관계  (0) 2005.05.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