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명동

 

 

몹시 더러운 명동에 서서

A도 아니고 B도 아니고 C도 아니었을 때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닐 때

또 더러운 바람이 치마를 들추고

 

항구에 배 한 번 들어왔다 나갔다는

절묘한 비유가

콩 볶는 소리 내며 고추장 삼겹살집 화장실

담벼락에 눌러붙을 때

 

나는 이제 시를 쓰지 말아야겠다고

 

기묘하게 즐겁고 피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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