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줄 아는게
내 할 줄 아는게 이런 것 뿐이 없으니
시 잘 써진 날에 편지 한 통 보내기
술 마신 날에 뚜루뚜루뚜 전화하기
비 오는 날에 젖기
기다리기
TV보다 부서질 듯 웃어대기
나뭇가지 꺽어 머리빗기
구름 키우기
천장 새는 집안에서 지붕 흉내내기
아유,
어머니 한숨소리 못들은 척 하기
태어나서 할 줄 아는 게 지금 껏
아무 것도 없으니, 너
욕하기
영어로, 한국어로, 스페인어로,
프랑스어로, 독일어로, 체코어로, 아랍어로...
세상 모든 글씨로 이불호청 꿰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