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약이 필요해진다.

완전히 낫기 위해서는 아니다.

약으로는 완전히 나을 수 없다.

가끔 약이 필요한 것은

조금은 수월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약과 마약은 전혀 다른 것들인데

마약에도 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다.

 

: 마비되는 약

 

삶이 마비되는 그런 약일 것이다.

의지가 마비된다거나, 판단이 마비된다거나, 구분이 마비될 수도 있고.

정상이어야 하는 당위성이 마비되는 지도 모른다.

 

히로폰은 히로폰으로 부르고

LSD는 LSD로 불렀으면 좋겠다.

 

마약이라는 이름을 아무 것에나 함부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고

동네 바람 잘 드는 곳에 마약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에선 정말 마약을 팔고

돈과 폭력에 조제되는 것들이 아닌

마약사에 의해 조제되는 진짜 마약을 팔았으면 좋겠다.

 

대마초 정도면

이 마약가게에서 팔아도 될 거라고 생각한다.

대마초는 훌륭한 문화이고

상식적으로 마약류라고 칭하는 무리에는 들지 않는 것이다.

중독성이 거의 없고 독성도 담배보다 훨씬 적다.

담배와 대마초의 독성, 중독성, 의존성, 기타 등등

인체와 생활에 어느 것이 더 해로운가를 비교해보면

담배가 압도적으로 해롭다.

 

대마초 이론서에 보면

한국이 대마초를 마약류로 규정한 것은 미국이 그렇게 시켜서 이거나,

미국이 그렇게 하니까 따라서, 그런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대마초가 담배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지독히 높은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이를 참아낼 수가 없는 거대 담배회사의 압력에 의해

정부의 손을 거쳐 금지시키게 되었다고 한다.

 

선로의 간격이 정당하건 그렇지 않건 그대로 따르고

결혼의 과정이 정당하건 그렇지 않건 그 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대마초의 정체가 무엇이며, 법으로 제재당할 그런 존재이건 말건, 그냥 있는 그대로 따르고

 

세상에는 정말

멈춰놓고 바라봐야 하는 것들이 있다.

마약가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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