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의 답문을 보낼 때와는 달리
먼저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릴 경우
사람은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것 같다.
실제 유체이탈을 50ml 향수라 치면
이건 미니어쳐 유체이탈이랄까...
문자의 전송과 함께 영혼의 일부분이
쑥 - 빠져나가서는
슈퍼맨에게 매달려가는 여기자 마냥
내 영혼은 상대방에게로
문자의 신호를 따라 비행하게 되는 것이다.
기다려도
답이 없는 경우는
이 상대방이 무얼 하고 있길래 이리 답이 없는가
하며 날아가고
빙빙
그 사람이 있을 법한 대략의 지역의 상공을 맴돌고
뭐 그런 식으로
내게서 이탈해간 일부의 영혼은
문자의 답문과 함께 비로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핑퐁- 되돌아오는 탁구공처럼
문자 메시지 수신음이 울릴 때
안전벨트를 풀러도 된다는 기내 신호음처럼
문자 메시지 수신음이 울릴 때
둥둥 떠다니던 가슴 판막이 비로서 가라앉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끝내 문자가 오지 않을 경우
그래서, 아주 오랜 시간 기다릴 경우
자연스럽게 영혼은 스스로 돌아오기는 하는데
그 느낌이란
털이 모두 빠진 채로 먹이 하나 찾지 못하고 둥치로 되돌아오는 비둘기
초코렛을 사러 나갔다가 넘어져서 돈은 모두 잃어버리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에 조금은 산화된 꼬마애
그렇듯이
영혼 일부를 어딘가에 잃어버리고 떨어뜨리고
미처 추스리지 못하고 돌아온
그런 귀가의 모습으로 내게 돌아온다.
그런 밤은
피곤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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