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 짬뽕을 시켜놓고

흰 플라스틱 컵을 들었다

짧은 머리카락 하나가

바닥 귀퉁이에 빠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머리카락이 아니었다.

짧은 금이었다, 때가 낀

짧은 금이었다


물을 한 모금 마신 것뿐인데

컵에 있던 금이

내 머릿속에 옮겨와

선명해졌다.



이윤학, <식당>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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