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근처에서

 

 

 

 

 

 

광화문에서 칼 차고 서있는 사내

강철 같지만 정확한 성분 모르겠는

내리 존경받아 오는 사내

여기저기 딱지 땐 마음일 때, 찾아가면

이러저리 교통정리 해주는 사내

조오련* 닮은 사내

옛 사람 같지 않은 사내

속을 알 수 없는 사내

산화散花중인 입술로 제 여자친구를 기다리네

벌레도 좀 먹지 않는 애정

천만 대군처럼 찔러 들어오는 햇살 아래

선글라스도 없이

종로에서 오는 차, 시청에서 오는 차, 단속 중이네

헤어진 연인 기다리는 중이네

드물어진 조용한 새벽

 

대포처럼 혈관 부풀어 오르네

기다림의 병, 하지정맥류

 

나를 찾아와요~ 나를 건드려줘요~

I wanta be guitar

칼이 되지 말고 꽃이 될 걸 그랬어요

나도 대학에 떠밀어 줘요 사랑이 꽃 피는

기숙사 홈 커밍 데이에 초대해줘요~

칼 찬 사내 아래서, 술 취한 사내가

약을 올리네

계절이 오르네

 

어둠 속 떠듬거리는 것은 가을일까

칼을 빼어 반토막 내어 버리네

그대 마음에 노를 젓듯, 칼질을 해대네

떠나간 사랑 앞에선

장군도 별 수 없네

수염 석 자를 길러도

남자란 다 똑같네

 

 

 

 

 

 

 

 

 

 

 

* 수영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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