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근처에서

 

 

 

 

자정이 넘은 시간이다.

방문은 참깨처럼 닫혀 있다.

난쟁이 병사들의 칼부림처럼

멀리서 쟁쟁거리는 소리 들려온다.

저녁에 먹다 남은 국과 제삿밥을

챙겨 드시는 것이다.

술 취해 자다 깬 아버지가

쨍그랑 쨍 쨍.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1년.

방귀 소리가 뿡- 난다.

냉장고에는 막걸리와 정종과 소주가 가득하다.

어머니 가슴 같은, 묵직한 배도 세 박스 와 있다.

가을 모기가 대추처럼 날아다닌다.

나는 어느 것 하나, 쉬이 잡을 수가 없다.

모기를 다섯 마리나 때려 잡고

잠든 동생은 허벅지를 벅벅 긁는다.

제 껍질을 제가 까고 있다.

아버지 그릇 비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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