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생활백서(Esquire 11주년기념 별책부록), Esquire 남자생활연구회, 가야북스, 2006
남자는 남자이기에 괴롭다
여자보다 더 괴롭다는 게 아니라 그저 남자이기에 괴롭다
세상이 남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너무도 많아서 평생을 투자해도 다 이루지 못한다. 남자에게 미완성은 숙명이다.
남자가 좋아하는 남자: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
여자가 좋아하는 나자: 자기만 좋아하는 남자.
여자는 한 가지 사건을 이야기하더라도 사건의 발단부터 과정과 그 위기까지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서 결론을 말하는데, 그 긴 이야기에 고개 끄덕여주는 참을성 있는(?) 남자.
좋은 매너는 눈에 띄지 않아도 나쁜 매너는 멀리서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으니까.
사실 매너의 요체는 ‘여자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매너를 갖기란 매우 어렵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건 더욱 어렵고, 나쁜 매너를 갖는 건 너무도 수비지만 그것을 들키기란 더욱 쉽다.”
한 여성을 사랑할 때는 마치 여신을 모시고 사랑하는 것과 같이 하라. – 브하그완
사랑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찾아온다.
우리는 다만 사랑이 사라져가는 것을 볼 뿐이다. – 톰프슨
적당히 큰 목소리란 어떤 것인가? 상대방보다 조금 더 큰 목소리다.
내가 ‘바람 부는 강변’이 되어야 비로소 ‘얼마든지 쓰러지는 갈대의 자세’를 보여주는 이성을 만날 수 있다…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기도 한다.”
엠브로스 비어스라는 사람은 ‘결혼! 왕 한 명, 여왕 한 명, 그리고 노예 두 명. 모두 합쳐서 둘’ 이라는 천하의 명언을 남겼지만 연애 단계에 있어서는 이 말을 이렇게 바꿔야 할 것이다. ‘연애! 여왕 한 명, 노예 한 명 그리고 끝’. 연애라는 드라마에 있어서 왕이란 절대 등장해서는 안 되는 배역이다.
쇼핑이란 일, 레크리에이션, 마리화나, 섹스, 익스트림 스포츠를 오후 한나절 동안 모두 한꺼번에 경험하는 것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만약 당신이 그녀와 함께 옷을 사러 간다는 건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는 증거다).
제 1단계 – 고조된 기분으로 일류 디자이너 숍으로 직행한다. 하지만 수십만원이 넘는 옷 세 벌을 한꺼번에 살 돈이 있을까? 결국 디자이너들의 비싼 원피스는 엉덩이가 너무 크다고 불평을 하며 나온다.
제 2단계 – 디자이너 숍에서 나오자마자 마음에 드는 아이템 포착. 하지만 말 장화같이 긴 부츠에 아찔하게 짧은 미니스커트. 결국 백화점을 나와 ‘거리의 백화점’에서 다른 아이템을 둘러본다. 눈 먼 닭처럼 여기저기 드나들면서 티셔츠, 스커트, 바지, 액세서리 등을 마구 사들인다. 물론 조잡한 싸구려라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자꾸만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이것저것 샀지만 아직 ‘좋은 스커트’는 사지 못했다.
제 3단계 – 커피를 마시면서 로데오 거리에서 고급 스커트를 사야 할 좋은 핑계거리를 궁리한다. ‘그걸 사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거야’ ‘그것만 사면 이 우울한 기분이 싹 달아날 거야’ ‘난 좋은 스커트를 꼭 사야 해’(하지만 이것은 그 부츠와 미니스커트를 사야 한다는 뜻이다). 이건 일종의 마인드 컨트롤과도 같다.
제 4단계 – 결국 충동적으로 쓸데없이 비싸고 입을 수도 없는 것들을 산다. 이 옷들은 그녀의 거울 앞에서나 진가를 발휘할 뿐 절대로 밖에 입고 나가는 일은 없다. 문제는 이런 옷들로 이미 옷장 속은 꽉 차버렸다는 것.
그녀의 핸드백에 다음과 같은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전화영수증, 운동용 브래지어, 사과, 지하철 패스, 접는 우산, TV공개방송 방청권, 귀고리 한 짝, 탐폰, 선글라스, 물티슈, 휴대폰 사용설명서, 일어 사전, 빈 껌통, 스프레이 향수, 파우더 통, 일회용 샴푸, 작은 동전 지갑, 아이 섀도용 브러시, 테니스 공, (먹다 남아 부패한)크루아상 등등’
작은 핸드백의 크기와 그 속에 담긴 물건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의 함수관계는 모든 물리학의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무시하는 역함수. 핸드백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물건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오래 걸린다. 믿지 못하겠다면 직접 관찰해 보시길.
여자들이 외출 준비를 하는 데 걸리는 소요 시간은 대략 다음과 같다.
옷 고르기 : 15분 12초
샤워: 12분
수건으로 머리 감싸기: 1분 4초
보디로션, 모이스쳐라이저 바르기: 1분 3초
손톱 손질: 1분 27초
손톱에 베이스코트 바르기: 2분 6초
베이스코트 말리기: 3분
매니큐어 바르기: 2분 26초
말리기: 4분
스타킹 신기: 46초
머리에 무스나 젤 바르기: 55초
드라이나 헤어 스타일링: 20분
올 풀린 스타킹 다시 갈아 신기: 1분 29초
모이스처라이저: 55초
컨실러: 55초
파운데이션: 1분 5초
아이라이너: 1분 29초
아이섀도: 1분 19초
마스카라: 45초
블러셔: 29초
파우더: 41초
립 라이너: 32초
립스틱: 17초
액세서리 착용: 2분 32초
옷 입기: 4분 2초
마음에 안 든다고 불평하기: 1초
짜증내기: 8분 25초
다른 옷으로 갈아입기: 12분 12초
다시 처음에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기: 4분 1초
향수 뿌리기: 12초
핸드백 챙기기: 3분 39초
열쇠 찾기: 8분 27초
총 1시간 57분 26초.
당신이 사랑받고 싶다면 살아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어라. – 오비디우스
산부인과 진료 30년 동안 단 두 번 경험했다는 전문의의 귀띔으로는, 여자가 입을 수 있는 섹스 부상의 최고봉은 질벽 열상이 아닐까 한다. 머리카락이 그런 것처럼 음모의 길이와 굵기와 단면 형태는 사람마다 제각각인데, 길고 굵은 음모가 윤활이 되지 않은 상태 – 성급한 ‘조립’ 시도 탓 – 의 질 속으로 들어가 남자의 귀두에 감겨 마치 회전 면도날처럼 질벽을 베인 상처를 입은 여자가 있었다고 한다.
사랑은 아름다운 처녀를 만나 그녀가 괴물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기까지의 즐거운 기간이다. – 존 베리모어
연애란 남자가 단 한 사람의 여자에 만족하기 위해 치루는 노력이다 – 풀 제라르디
열렬한 사랑의 1시간은, 지리한 생활 1년의 가치가 있다. – A. 벤
키스 소리는 대포처럼 크지는 않지만 그 메아리는 우리 가슴에 아주 오래 남아 있다. – O.W.홈스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대한민국 9시 뉴스가 나를 미치게 한다.
짬뽕 국물에 엄지 손가락을 담그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중국집 점원
삼겹살 먹을 때마다 혀를 깨무는 나
영화에서 키스신이 나오자 “어허, 당황스러운 걸” 하는 뒷좌석 꼬마가 나를 미치게 한다.
클럽에서 춤추다 바지가 찢어졌다
B형 남자. B형에 사자자리. B형에 사자자리에 뱀 띠.
뭐 먹을래, 그러면 “아무거나” 그러고.
무슨 영화 볼래, 그러면 “아무거나” 그러고.
어디 갈까, 그러면 “아무데나” 하는 이런 인간들하고는 상종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보기엔 남자가 여자한테 주는 선물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한 번 하자, 카는 선물, 또 하나는 계속 하자, 카는 선물. 질리면 선물 안 준다. 지겹도록 들어오던 선물이 어느 날 갑자기 뚝 끊깃다, 카머 여자는 바로 알아차리야 돼. 아, 이 남자가 인자 실실 딴 생각을 하는 구나……
[C : 원숭이]
진단: 당신은 침울하고 답답한 사람이다. 앞에서는 말 못하면서 뒤에서 원망한다. 의심이 많고 감정이 풍부해서 남의 일에 비판을 앞세운다. 결단력이 약하고 실천력도 부족하다. 변덕이 심해 주위 사람을 피곤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신은 뒤에서 조용히 남을 위해 희생하며 일단 맡은 일은 완벽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다. 성실하고 진실하며 어지간해서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예민한 감수성과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예술가이기도 해서 모든 사물과 관계를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처방: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차를 찾아볼 것. 예를 들면 <폭스바겐 뉴비틀>, <아우디 TT 쿠페>, <GM 대우 마티즈>, <라세티 해치백>, <크라이슬러 PT크루저>, <사브 9-3 컨버터블>, <푸조 206CC>, <메르세데스 벤츠 SLK>, <렉서스 SC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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