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비가 온 뒤였고

전봇대에 걸린

벼룩시장이 깨끗해 보였다

나는 맥주를 생각하고 있었고

맥주는 다른 남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거리는 내가 모르는 차원들로 가득했다

시간에는 기름기가 남아 있었고

자동차들은 웨딩케이크처럼

촛불을 지펴 도로를 녹였다

잠시 짖고 있던 안개

속에서 키스를 받았다

나는 키스를 알아보지 못했으나

키스는 키스였다

안개 입술을 더듬으며

눅눅한 오징어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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