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으로의 진화
다리는 가늘어지고
몸통은 두꺼워진다
머리는 섬세하되 신경질적인
섬유를 늘려가고
허리는 파묻혀간다
목은 시들어 늘어진다
7월 비에 젖어 떨어진
이른 낙엽을 잠시 본다
머리는 분주하고 시끄럽고
손가락은 다람쥐처럼 오락가락한다
등은 말라붙은 바위
다리는 물처럼 흘러 사라진다
축축한 의자 위의
습기 식물처럼 앉아
입에서 포자가 나올 듯한 표정을 짓는다
등뒤로 오가는 사람들을
신경 쓰며
오늘도 하루가 말없이 지나쳐가기를
버섯들이 일어서 밥먹으러 간다
택시 잡다 휘청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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