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패배자가 될까봐

두려워한다.

예전 사람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요즘 사람들보다 살기 힘들었겠지만

패배자가 될까봐 두려워하는 두려움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건 신종 두려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고귀한 인디언들을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몰아넣고

스스로의 영혼의 천박함을 표현했듯이

패배가 두려울 때면 내가 천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옛 주술사가 부적이나 결계를 그리듯이

내 방에 패배자보호구역을 그리고

적어도

패배자가 될까봐 두려워하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이를테면

인디언 보호구역의 인디언들이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밀어넣은 미국인들만큼 야만적이지는 않은 것처럼

어느날 패배자 보호구역으로 밀려난들

밀어넣으려 혈안이 된 사람으로 사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방식의 부적이다.

 

나는 우리가

못된 것좀 그만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들기 전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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