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훌륭한 가치를 지닌 물품을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도시에서 사용하는 명품이란 말은,

Luxury brand의 제품들을 말할 때가 많다.

문제는 그 명품이라 불리는 제품들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훌륭한 가치를 지닌 물건이라기 보다는

그저 값이 비싸서 돈 없는 사람들은 쉽게 가질 수 없는 물건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루이비통 핸드백을 명품이라고 말할 때,

이것은 결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훌륭한 가치를 지닌 물건이라고 할 수 없다.

이것은 얼마든지 복제가 가능한 물건이며,

정교하게 복제했을 경우, 만든 제작자도 쉽게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하며,

또한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물건이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가격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명품의 뜻에 따르면,

명품이란 갖기 힘들어서 귀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훌륭하고 귀해서 갖기 힘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명품, 명품이라고 말 할 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값싼 느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소위, 속물적인 욕망과 한데 엉겨서 발음이 되어 그렇기도 하고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걸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어디로 보나

말 할 수 없이 훌륭해 보이지 않다는 것도 한 몫을 한다.

 

만약 명품이, 훌륭하여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명품을 소유한 사람 또한 훌륭하기 그지 없어야

보다 균형이 맞는 물건과 사람의 관계일 것이다.

 

그러나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luxury brand들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의 다수는

단지 돈이 많아서 쉽게 구입할 수 있거나

스타 연예인(결코 명품 연예인은 아닌)이라서 쉽게 협찬 받거나

자신이 세련된 사람임을 표현하고 싶어서 구입하거나

대체로 훌륭한 사람의 범주에 들어갈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이다.

 

명품의 예를 나더러 들라고 한다면,

나는 어쩌면 남대문을 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남대문이 명품이다, 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다.

 

예를 들어 남대문이 불타기 전에 나는 그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다만 막지 않고 외면하기만 하면 10억짜리 명품 luxury car가 생길 운명이다.

하지만 불타는 것을 막는다면 아무것도 생기지 않을 운명이다.

신이 내게 이 두 개의 운명을 제안하며 선택하라고 한다.

과연 당신은 어떤 명품을 선택할 것인가.

 

너무나 훌륭하여 값을 매길 수 없을뿐더러, 그래서 개인이 소유할 수 조차 없는

국보 1호 남대문을 보존하여 나를 포함하여 모두가 그 가치를 감상하는 것.

 

10억짜리라는 분명한 가격의 명품 luxury car를 소유함으로써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며 재산을 불리는 것.

 

그야 물론 대부분은 10억짜리 명품 luxury car를 소유하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 꿈속에서 신이 총 국민 투표를 실시하여

너무나 절대적인 지지로 10억짜리 명품 luxury car를 선택했기 때문에

불타는 것을 묵과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린 남대문이라는 명품을 잃어버릴 운명이었다.

그리고 평생 명품, 명품, 입에 붙이고 다니며

자유를 탐하는 노예처럼, 부를 탐하는 가난한 자처럼, 그렇게,

살아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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