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절구가 절그럭

 

 

 

 

 

어릴 적부터 절구가 절그럭

 

 

 

내 안에 절구가 있다

푸른 핏줄 아래 붉은 절구가 있다

피아노를 치다가

밥상 두드리며 반찬 투정 하다가

뺨을 맞아 눈이 빨개진 날의

붉은 절구가 있다

 

스무 살 적 푸른 바람이 간지럽게 불었을 때

피하는 게 아니었다

청춘을

기다리게 해선 안 되었다

절구가 가슴팍을 찧는다

청춘의 잔가지를 빻는다

 

약초 색 아식스 운동화를 신고

아스팔트 위를 뛴다

아스팔트 위에 매달린다

절그럭 절그럭

내 안에 절구가 있다

무거워진 절구가

살찐 절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