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역에 씨를 뿌리는 농부 아줌마

 

 

 

내가 사랑하는 사당역에서는

매일 오전 6 30

찌라시 아주머니가 탑승하신다

유망 수출 벤처 기업의 중견 간부직원도 모집하고

개인회생/ 파산, 면책 무료 법률 상담처도 알려준다

매일 똑 같은 복장과 조금씩 늙어가는 얼굴로

서울 사는 농부 같은 아주머니는 지하 열차 안에 씨를 뿌린다

중간 간부도, 개인 회생자도

쌀도, 보리도, 땅도 하늘도 아닌 농부 아주머니가

아침 똥 참고 서있는 허수아비들 사이로

하루 한 번씩 지나다닌다

씨가 움트려는지 열차가 덜컹 몸을 뒤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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