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가 입원했다
어깨 위 살찐 피로가 박살이 났다
퇴적층처럼 견고해지던 피로가
부러져나갔다
차에 치여 조각난 김부장처럼
꼬꼬댁 기세부리다 승냥이 마주친 닭 대가리처럼
전치 불가능으로 병원에 실려갔다
피로 골절이다
피로가 나긋나긋하게 사라져갔다
그 후로 사람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잎처럼 잘 웃고 목소리에 마디가 지고
외출이 잦아졌다는 에피소드다
죄 많은 피로들이 수용소로 끌려가던 날
세븐 스프링스*에가서 파티를 했다
막 와인 한 병 따는 순간
잠에서 깨었나
어디선가 눈 맞고 있는 시베리아 김치 냄새가 풍기고
호박고양이처럼 두툼한 피로가
이불 올라타고 어슬렁거리고 있다
눈이 마주친다
월요일, 피로가 퇴원했다
* 패밀리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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