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시끄러웠던 토요일

 

 

 

토요일 아침부터 창 밖이 시끄러웠네

유리를 접어 만든 반짝이는 새들이 빠스라지며

깃털들이 눈부시게 날렸네

베개도 칼 먹은 듯 그랬네

어디서 자꾸 아빠, 뭐 이런, 바이올린, 음악 따위, 나가, 능력, 아무나, 저걸, 배워먹은

그런 소리 들렸네

그래도 정신 차리고 나가보면 아무 것도 없었네

봉천동이 봉천동으로 있었네

짱구* 한 봉지 쪼아 먹으며 제기동 집에 가보니

아버지 방 근처 낡은 한옥집이

지붕 하나 남기고 한창 공사 중이네

아버지 세 들어 사는 집 문이 15cm정도 열려있고

그 사이 슬리퍼가 끼워져 있었네

그 사이로 시끄러운 소리들이 새들어가네

저 안에 다 있네

그래도 들어가보면 아무 것도 없을 것이네

공기 속에 떠다니는 조선 활 하나가 손에 잡히네

시위를 당기자 뿌드드드한 아침

손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 털며 뒤돌아왔네

달리는 전철 유리에 손바닥 얹어 놓자

둥지 같은 지붕들 위로 기름 묻은 새 한 마리 날아가네

시위가 끊어질 듯 아침이 잔뜩 벌어지네

 

 

 * 과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