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매, 대실 해밋, 열린책들, 2007(초판1)

 

 

 

 

 

 

 

「그렇겠죠. 경위께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걸 말하거나 말거나는 내가 선택할 일이라는 겁니다. 경찰이 나를 미워한다고 울음을 터뜨린 일이 언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도 내가 그 여자를 한심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 거예요. 하지만 그런 몸매가 될 수 있다면 나도 기꺼이 한심해지겠어요.

 

 

 

 플릿크래프트는 훌륭한 시민이자 좋은 남편이고 아버지였다. 외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주변 환경에 맞추어 사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식으로 교육을 받고 자랐다. 주변 사람들도 그와 같았다. 그가 아는 인생은 공평하고 정연하고 이성적이고 책임 있는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철제 빔의 추락이 인생은 본래 그런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훌륭한 시민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인 그도 사무실에서 식당에 가다가 떨어지는 빔에 맞아 즉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그는 죽음은 그렇게 마구잡이로 찾아오면, 사람은 눈먼 운명이 허락하는 동안만 목숨을 부지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일을 알아내는 방법은, 움직이는 기계 속에 대답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해물을 집어넣어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거예요. 당신이 그 기계 파편에 다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한다면, 나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내 추측은 날카로울 수도 있고 또 형편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는 지방 검사와 검사보와 속기사가 있는 앞에서 추측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할 만큼 멍청한 아들을 키우지는 않았습니다.

 

 

 

 피를 토할 듯 입이 열렸지만 피는 나오지 않았고, 그의 긴 몸은 그가 누운 바닥만큼이나 고요했다.

 

 

 

 「저리 비켜. 네가 나한테 손을 대면 총을 쏠 기회를 주지. 하지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총에 맞아 죽는 걸 네 대장이 좋아할지 물어봐.

 

 

 

 그의 검은 눈동자는 래커 칠을 한 것처럼 반들거렸다.

 

 

 

 「아마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죠?」 그의 얼굴에 미소를 고정시켜주는 근육들이 울퉁불퉁 일어섰다. 「나는 서스비가 아니에요. 재코비도 아니고요. 당신 때문에 얼간이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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