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2009 8

 

 

 

 

친환경 서체

 

 환경 보호에 관심이 있는가? 네덜란드의 마케팅 회사인 스프랑크가 친환경 에코폰트체를 개발했다. 회사의 공동 소유자인 알렉산더 크라이는 에코폰트체가 다른 서체보다 잉크를 적게 쓰기 때문에 비용과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직원 5000명을 둔 회사일 경우 한 해 최대 약 1 5000만 원의 인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그란 구멍이 비결이다. 스프랑크 사는 글자에 동그란 구멍을 내면 10포인트의 버다나체 같은 경우 20%의 잉크를 절약하면서 읽는 데도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물 사진 찍는 법

 

* 인물 사진을 촬영할 때는 피사체에 다가가 프레임 안에 꽉 차게 담으라. 피사체의 세세한 부분까지 보여주라.

* 하루 중 일출과 일몰 시간에 촬영하면 피사체가 부드럽고 따뜻하게 표현된다.

 

본지 사진기자인 마크 시슨은 말한다. 일상에서 만나지 못하는 사람을 촬영할 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많이 찍어봐야 합니다.

 

 

 

 

 

 

헬멧을 쓰세요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탈 때 헬멧 쓰는 걸 싫어했다. 헬멧을 쓰면 머리가 후끈 달아오르고 무거워진다고 해서 헬멧을 밥솥이라고 불렀다.

 

 

 

 

 

 

 과학 오디세이 태양을 가려라

 

 천문학자 로저 에인절은 대기권 밖에 차양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1m의 빛 편향판을 수조 개 쏘아 올려 지구에서 160km 떨어진 우주의 궤도를 돌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베네치아, 누구를 위한 도시인가

 

 독일의 문호 토마스 만이 절반은 동화 속 나라, 절반은 바가지가 성행하는 관광지로 묘사한 베네치아.

 

 젊은이들이 비스트로(작은 레스토랑)에 모여 있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 폐해가 발생하면서 많은 주민이 베네치아를 떠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도시를 되찾을 시간은 남아 있어요. 우리 세대가 마지막 기회죠. 주민 에마누엘레 달 카를로는 주장한다.

 

 2007년 베네치아 주민 수는 6만 명이었던 데 반해, 관광객 수는 무려 2100만 명이나 되었다.

 

 만일 당신이 엘리베이터 없는 5층짜리 저층 아파트에 살면서 매일 출퇴근하는 이곳 주민이라면 베네치아는 완전히 다른 곳이 된다. 이례적인 것은 일상적인 것이다. 홍수는 늘상 있는 일이다. 사이렌이 울리면 보호용 철문이 내려진다. 시민들은 필수품인 장화를 꺼내 신는다. 물 위로는 강철 골조 위에 나무판을 얹은 4km 길이의 임시 인도교들이 설치된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이곳에선 사람이 살고 죽는 데 필요한 모든 물품을 배로 옮겨 좁은 다리를 간신히 통과해 계단으로 힘겹게 운반해야 한다. 시간은 조류 흐름에 따라, 공간은 물에 의해 측정된다. 베네치아인이라면 누구나 이동 거리를 잴 때 본능적으로 걸음 수와 뱃시간을 따진다.

 

 얼마 전 어느 가을날 토스카나 지방의 그로세토 출신의 두 어린이(12세와 13)가 사랑의 도피를 결정했다. 부모들이 둘의 사랑을 반대하자 돈을 모아 베네치아행 기차에 오른 것이다. 그들은 자갈 깔린 좁은 골목길을 걷고 운하에 걸쳐 있는 다리 위를 서성였다. 그러나 밤이 오자 묵을 곳이 필요했던 그들은 수수한 게스트하우스인 체키니 호텔로 들어갔다. 데스크 직워은 방이 있는지 묻는 조그만 목소리를 들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데스크 너머로 몸을 구부리자 그제야 두 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곧 이모가 올 거라는 아이들의 말이 미심쩍었던 호텔 직원은 부드럽게 몇 가지를 질문해 확인한 후, 카라비니에레(이탈리아 3대 국립경찰대 중 하나)에 연락했다.

 너무 순수하고 예쁘잖아요. 둘은 그저 함께 있고 싶었던 거예요. 호텔 매니저인 엘리사 세멘차토는 말했다. 카라비니에레는 두 아이를 경찰선에 태워 도시를 구경시켜준 다음 과거 수도원이었던 곳에 있는 경찰본부로 데려가 각각 다른 방에 재웠다. 다음날, 둘은 15세기 정원이 보이는 넓은 홀에서 린넨 테이블보가 깔린 식탁에 앉아 세 가지 코스 요리를 먹었다.

 로맨스는 승리한다. 하지만 현실이 방해한다. 이 어린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에 어떠한 감흥도 느끼지 못한 부모들은 그날 오후 그곳에 도착해 아이들을 데리고 그로세토로 돌아갔다. 첫사랑의 아픔과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을 뒤로 한 채 아이들은 돌아갔다.

 키스는 끝난다. 꿈도 사라진다. 간혹 도시도 사라진다. 우리는 완벽한 해피엔딩을 꿈구지만 시린 가슴만 남긴 채 막은 내린다.

 아름다움은 너무 어렵다.

 

 아쿠아 알타로 이곳 산마르코 광장 등 베네치아의 저지대는 자주 침수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저 장화를 신고 다니며 베네치아에 사는 특권에 따르는 사소한 불편쯤으로 여긴다.

 

 

 

 

 

 

 

 

옐로스톤의 초화산은 폭발할 것인가

 

 

 세상에는 화산도 있고 초화산(超火山)도 있다. 초화산이란 단어는 2000 BBC 다큐멘터리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용어에 대해 합의된 정의는 없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파괴력과 분출물의 규모면에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화산 폭발을 설명하는 데 이 용어를 사용한다.

 

 화산은 산을 만들지만 초화산은 산을 없앤다. 화산은 반경 수 킬로미터 안에 있는 동식물을 죽이지만 초화산은 지구 전역의 기후를 변화시켜 모든 생명체를 멸종시킬 수도 있다.

 

 

 

 

 

 

 

 

동물들의 기막힌 속임수

 

 

 붓꽃 모양의 발을 가진 곤충이 시계풀 위에 앉아 있다. 녀석을 노리며 다가온 새는 펄럭이는 붉은 붓꽃을 보게 될 것이다. 머리는 한번 물리면 끝장이므로 포식자의 시선을 다리로 돌리려는 술수이다.

 

 파나마 숲의 어두침침한 아래 부분에서 손가락만 한 여치가 지의류로 뒤덮인 나무 껍질로 위장하고 있다. 위장하려면 의태자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의태하는 대상의 행동까지 흉내 내야 한다. 이 야행성 곤충은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낮에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누에나방 애벌레는 꽁무니에 가짜 더듬이가 달려 있는 가짜머리를 달고 있어 포식자들이 녀석의 꽁무니를 깨물도록 만든다. 첫 번째 작전이 실패하면, 차선책으로 진짜 머리에 붙어 있는 또 다른 가시들로 공격자를 찔러 뱉어내게 만든다.

 

 열대지방의 자벌레나방 애벌레는 위장색과 잎맥 같은 생김새 덕에 몸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녀석의 섭식 행동이야말로 교묘한 생존 전략을 보여준다. 녀석은 테두리를 따라 잎사귀를 우적우적 씹어먹고서 좌우 균형을 맞춘다. 한쪽만 파먹고 놔두면 벌레 먹은 표시가 나서 자신의 위치가 쉽게 포식자에게 노출되니까요. 유타대학교의 생물학자 필리스 콜리는 말한다.

 

 선충류 기생충 중 한 종의 목표는 도망치는 게 아니라 잡아먹히는 것이다. 녀석은 개미에 기생하면서, 숙주의 꽁무니를 선명한 빨간색으로 물들여 잘 익은 열매처럼 보이게 한다. 새를 속여 개미를 먹게 하는 동시에 선충 알 한 움큼을 삼키게 하는 거죠. 생태학자 스티브 야노비아크는 말한다. 새는 배설물을 통해 알을 퍼뜨리고, 개미가 배설물 속의 알을 먹으면서 이런 생태의 순환이 반복된다.

 

 

 

 

 

 

 

 

나 예쁘죠? (예쁜 낙타 선발대회)

 

 빈 타나프는 세상이 변했다고 했다. 수천 년 동안 똑같이 이어져왔던 삶이 순식간에 모두 변했다. 페르시아 만에 보호령을 설치하고 관활해오던 영국이 1971년 떠나면서 베두인족은 엄청난 규모의 유전(油田)을 넘겨받게 되었다. 각 부족의 부족장들이 모여 아랍에미리트연방을 세웠으며 아부다비를 수도로 삼았다. 이제 사막에는 오일 머니가 흘러넘쳤다.

 빈 타나프는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오일 머니로 부유해진 주민들은 무서운 속도로 차를 사들였고 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로부터 수입한 차를 아랍에미리트 연방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에도 팔았다. 그의 동료들은 건설이나 선적, 아니면 석유업에 종사하며 부를 쌓았다. 자신들은 문맹이었지만, 자식들만큼은 영국이나 프랑스로 유학을 보내 영어와 불어를 배우게 했다. 베두인족은 최근에서야 유목생활을 접고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있는 유리로 지어진 고층 빌딩으로 이사했다.

 

 이제는 베두인족의 이미지가 낭만적으로 인식되면서 이들을 진정한 아랍인이자 자유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오일 머니 따위에는 관심이 없으며 오로지 낙타에게 먹일 음식과 물을 찾아 해가 질 때까지 낙타에 몸을 싣고 사막을 거니는 아랍인이야 말로 진정한 아랍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유목문화에서 느긋함은 곧 사치이고, 누군가를 기다리게 한다는 것은 높은 지위를 과시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나를 기다린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지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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