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업그레이드 됐다
치킨 한 마리를 시켜 반을 버렸다
통장의 마이너스를 줄였다
노트북과 조그만 텔레비젼을 샀다
안 입는 옷들을 버렸다
더 큰 욕심이 생겼고
더 큰 피로가 쌓였다
사람들이 더 알아주길 원하고
꿈 꾸는 시간이 줄었다
치장하기 시작했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핍박 받지 않는 위치가 되었는데
두려움은 더 커졌다
나 좋을 대로 해석하고
그게 옳다고 여기기 시작했다
책들이 많아졌는데
지혜로워지진 않았다
더 좋은 안경을 사고 더 높은 도수의 렌즈로 바꿨다
삶이 업그레이드 됐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살고 있을 것이리라
잘 표현은 못하겠는데... 뭔가 억울하다
한참 동안
살이 발려지고 양념 찌꺼기가 묻은
닭뼈들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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