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10 – 습관
베트남 D-1
7월 30일 금요일
어느새 D-1.
오늘 자 기록을 위해 어제의 기록을 들춰봤다.
그런데 어제 기록엔 D-4.
대체 어떻게 된 건가. 그 전날은 D-5.
알고 보니
D-5(월) D-4(화) D-5(수) D-4(목)
이렇게 기록해놓은 것이다.
D-day 카운트 다운을 위해 전날 적어놓은 걸 보고
매일 하나씩 내려 적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수요일엔 4다음에 5를 적었던 것이다.
하나씩 수를 빼나가기보다
하나씩 수를 더해가는 습관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적은 것이다.
아마도 머리로는 하나 줄여야지 하면서
손이 자연히 하나 더했을 것이다.
이런 감각의 오류를 이용한 게임이나 실험도 많지 않은가.
양손을 깍지를 끼고 바라보면서 왼쪽에 보이는 손가락을 올리게 하는데 깍지 낀 상태이므로 오른손가락을 올려야하지만 나도 모르게 왼쪽을 올리게 된다는 등.
이런 습관들이 여행을 떠나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가 많다.
나와 같은 사람들 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던 모습들.
나의 몰랐던 특징들이 나와 다른 사람들 속에서 두드러지는 것.
(그래서 여행을 '자기의 발견'이라고도 하지 않나.)
그러다보니 여행 중 간혹 트라우마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이토록 불행했던가’ ‘이토록 이기적이었던가’ ‘이토록 보수적이었던가’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여행에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12 - 물고기 (0) | 2010.08.20 |
---|---|
베트남11 - 얼굴 (0) | 2010.08.18 |
베트남9 - 짐 (0) | 2010.08.18 |
베트남8 - 비약 (0) | 2010.08.17 |
베트남7 - 노력 (0) | 2010.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