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8 – 비약

 

 

 

베트남 D-3

7 28일 수요일

 

 

혼자 가는 여행 중 최초다. 숙소 예약을 했다.

베트남 첫날 묵을 비즈니스 호텔에 싱글룸,

픽업 서비스까지 부탁했다.

(방황하지 않고 편안하게 쉬고 싶은가-)

좀 더 즐거운 일을 겪고자 한다면

좀 더 용기 있어야 한다.

자꾸만 무언가를 시도해야 한다.

한번도 숙소 예약을 하고 떠나본 적이 없는 만큼

이것도 시도라면 시도인데

사실 남들 다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라서

시도가 아닌 타협이 맞는지도 모른다.

갖다 붙이기 나름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그렇지 않나?)

어떤 걸 갖다 붙이냐에 따라서(시도일까, 타협일까)

그가 어떤 사람인지가 정의될 것이다.

(시도라고 갖다 붙인다면 타협형 인간이 되겠지)

 

인생은 유희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즐기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 인생은 어디에 있는가?

 

간격과 점프.

때론 비약에서 오는 감동과 감정이 있다.

돌이켜 보면 난 그런 점프가 있는 문장과 문단을 좋아했다.

(예를 들면 시, 또는 시적인)

카피를 하면서(글쎄, 이들의 룰을 배우면서가 보다 정확)

점프를 즐기는 습관이 사라지고

점프 간격을 최소로 줄이는 습관이 생겼다.

(혹시라도 소비자*가 정확히 이해 못할 것이라는,

약간의 오인지라도 생길 거라는 강박: 좀 더 솔직하게는

소비자가 아니라 기획이나 팀장, 광고주가 이해 못할까 봐)

 

여행. 특히 해외여행은 일종의 비약이다.

비약이 주는 일탈감과 해방감, 자유

따위를 광고는 못 견뎌 한다.

대부분의 광고는 여전히 저차원적이며(소비자들 또한 여전히 저차원적이며:

적어도 문장을 선호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줄기차게 이어지는 레일을 좋아한다.(정시 출발, 정시 도착, 정해진 경로)

멀리 가지는 못한다.

여행이 아닌 생활이다.

여행 자체가 생활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지 않은 국가다.

그래서 1년 중 고작 일주일의 휴가도 쉽지 않다.

감지덕지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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