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5 – 휴일
베트남 D-6
7월 25일 일요일
졸립고 졸립고 졸리다.
순조로운 여행 준비를 위해 빨래를 했다.
테닝 크림을 팔지 않아 테닝 오일을 샀고
이걸 쓸 날이 있길 바랬다.
‘에프터 테닝 로션’이 있어서 혹했다가
가방이 무거울까 봐 내려놓았다.
까페의 연인들을 둘러보다가
혼자 가는 여행 전에도, 서울에 있어도
마찬가지로 외롭고 그 외로움은
여행에서보다 더 탁하다고 생각했다.
까페에 있는 3시간 반 동안
읽던 책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마저 읽었고
오늘은 부러운 커플이 하나도 없음에 안도했다.
가끔은 부러운 커플을 보며 가슴이 책 낱장처럼 접혀 들고
보통은 저런 커플이 되느니 혼자가 낫겠다고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내 ‘에고’는 기고만장해지는데
마침 읽고 있는 다른 비즈니스 관련 책에선
‘위대한 에고’를 가지라고 말한다.
세상은 거침 없고 파괴적인 누군가의 지배를 받는다.
하지만.. 누굴까? 그건…
막상 내가 직접적으로 마주치는 가장 거대한 에고는 나다.
참고 있는 데도
참을 수 없이 크다.
(표현이 나아진다. 슬슬 몸이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