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40 – ㄴ
8월 6일 금요일
그러니깐.
그랬다니깐.
아니라니깐.
누구냐니깐.
어렸을 땐 이 단어들,
끝이 ‘ㄴ’으로 마무리되는 언어들을 주로 썼는데
어느 순간 ‘ㄴ’들이 사라지고
그러니까, 그랬다니까, 아니라니까, 누구냐니까의 언어사용을 하게되었다.
내 유년의 무엇과 함께 ‘ㄴ’들이 사라진 것이다.
내 유년의 무엇이 끌어당겨 물고
깊이, 혹은 어딘지 모를 곳으로 가버린
‘ㄴ’들.
문장 끝에서 살고 놀던 그 ‘ㄴ’들은
어디서 어떤 형태로 무얼 하고 있을까?
혹시 수면 마취된 뒤 재가공되어
문장 중간에 사용되는 어른 ‘ㄴ’으로 재사용되는 건 아닐까?
‘얼른 밥 먹고 학교 가’의 ‘른’으로.
‘음악 같은 건 대학 가서 해’의 ‘은’과 ‘건’으로.
‘퇴근 하려면 아직도 멀었니?’의 ‘근’과 ‘면’으로.
그러므로 우리 어른들이 써대는 ‘ㄴ’은
사실 우리의 어린 시절, 혹은 지금의 어린이들이
매일 만들어냈고 만들어내는 문장 끝
어린 ‘ㄴ’들의 재사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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