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발 마사지를 받는데

종아리를 깊숙이 누르며

밀어 올릴 때

소년은 내 발을 보지 못한다

나도 소년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서로 얼굴을 돌린 채

부벼대는 교미

소년이 먼저 내 눈을 피할 때

나는 왕이 되고 짐승이 된다

좀 더 세게 누르라고

말하고

소년이 알아듣기까지의 그

사이에

기름종이로 만든 필라멘트가 빛을 내듯

한번도 본적 없는 빛이

바르르 떨다 끊어진다

한번도 빛을 본 적 없는 사람의

어젯밤 일기처럼 눕는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요한 날  (0) 2010.09.09
빗자국  (0) 2010.09.09
시안 가을 원고  (0) 2010.07.16
공존  (0) 2010.05.25
가방을 빨다  (0) 2010.05.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