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우리가 하는 말들
하룻동안 우리가 하는 말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왜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은 것 같을까요
말들이 꼬리를 물고 지나치는
지상 역사에
성북행 열차를 기다리는 퇴근자처럼
귓구멍에 쇳소리가 담긴 것처럼
어딘가 무거움이 무겁습니다
해질녘 노래를 한참 부르면 힘은 들어도
기운이 납니다
내가 할 줄 모르는 말이
말 말고도 너무 많아서
가슴은 늘 무딘 창을 비비고
저기 보라고 또 해가 떨궈지지 않냐고
철로에 한참을 브레이크를 긁어대는 소리
후두두둑
구워진 비둘기처럼
날 것 같던 낱말들 다 떨어지고
행여나 몇 번 쪼아봅니다
해가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