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남자:
요즘 여자친구와 다툼을 많이 하는데
여자 친구 입장에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여자친구와 많이 다퉈.”라 말하지 않고
“여자친구와 다툼을 많이 해.”라고 말하는 남자란.
꽤나 답답할 수 있겠다.
결국 대화를 하면서도 소통이 되지 않는 이유는
대화의 마디마디와
대화의 맥락을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고,
상대의 관점보다
내 관점이 더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이고,
결국
상대보다 내가
혹은 내가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랬을 때 여자는,
그렇다면 당신이 나의 행복을 위해 이바지해주길 바람을
좀더 명확히 얘기할 수 있는 실지적 존재이고
(언어적 언어이건, 묵시적 언어이건)
남자는 끝까지 너가 나를 위해 좀더 희생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감춰야 하는(자기 자신에게도)
불쌍하면서도 여전히 허식적인 존재다.
나는 둘의 관계에서
이 정도면 내가 많이 양보한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는 내가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내가 아끼는 심장을 꺼내 놓으면
상대 눈엔 그게
별 거 아닌 맹장 정도로 보이는 것.
그게 바로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싸움으로 토요일이 끝나가고
바람이 분다.
그러고 보면 바람은
열 몇 살 이후로는 항상 불고 있었던 듯한 느낌이 든다.
그동안 바람은 계속
자신의 관점을 얘기해왔던 것일까.
그 관점에 평생
우리는 무관심해왔던 것일까.
그래서 바람은 바람을 멈출 수 없는 것일까.
오늘 카페에서 읽은 책은
조지수의 산문집 <원 맨즈 독>이었다.
이 사람은 나와 닮았다.
여자친구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 하면,
여자친구는 이 남자를
“싫다”고 평할 것이다.
내 여자친구는 어쩌다 나를,
그것도 내 어떤 점을 좋아하게 된 걸까?
8월이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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