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만이 아시겠지:

 

 

 

나는 종교는 없지만

어릴 땐 매일 기도를 하곤 했다.

윤동주 시를 읽으며.

세상에 누구도 아프거나 괴로운 사람이 없기를.

 

좀 더 나이가 들어선 기도의 내용이 바뀌었다.

어쨌거나 나와 우리 가족만 무사하기를, 행복하기를.

 

그리고 좀 더 나이가 들어선

기도하는 사람들을 은연중 비웃곤 했다.

 

변하는 게 없다면

기도하지 않는 게 더 우위에 서는 느낌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글쎄

신만이 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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