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시간
광고는 지금 여기에 없는 시간을
지금 여기서 만나는 것이다.
과거에 촬영한 영상과 과거에 녹음된 소리를
현재에 만나는 것이고
그렇게 짜집기된 광고 속 시간은
가까운 미래이기도 하고 과거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다.
광고가 되기 전엔 존재 했었으나
광고가 됨으로써 존재하지 않게 된 시간.
굳이 말하자면 CF속 시간.
브랜드가 만들어낸 세계에만 흐르는 시간이다.
광고의 매력은 그만큼 떨어져 있는 데에서 오는 것이고
광고의 답답함 또한
그만큼 떨어져 있는 데서 온다.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온 메시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온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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