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색. 잉크를. 쓰고. 싶다.

 

 

 

나의 아버지는 그 시대의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아버지들이 그러셨듯

이런 저런 사업을 많이 하셨는데

그 중 하나가 삼표연탄 운송업이었다.

타이탄, 복서 같은 트럭에 연탄을 수북이 받아와

동네 연탄 배달업소에 납품하는 일이었다.

 

그 당시 아버지의 손은 늘

연탄색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가끔씩 손에 잉크를 잔뜩 묻힌 채로 일할 때면

그때의 아버지 생각이 난다.

 

일본 유명 문구사의 푸른빛 잉크부터

피버카스텔사, 몽블랑 만년필에선 별별 고급스럽고

섬세한 컬러의 잉크가 다양하게 나오는데

나는 뜸금없이도

연탄색 잉크가 쓰고 싶다.

 

연탄색. 잉크를. 쓰고. 싶다.

연탄색. 잉크를. 만들고. 싶다

연탄색. 잉크가. 존재하는. 세상을.

연탄색. 잉크가. 쓰여지는. 세상을.

살고. 싶다고.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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