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사람
내 글은 아직도 나 하나 외의 독자를 찾지 못하는
(하긴 찾을 필요는 없나.)
위로를 주는 것도 아니고
위로를 줄 애정도 없고
소설적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절묘한 위트나 해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설프게 아름답다 어중간하게 감성적이다 목적없이 감정적이다
뭔가를 잃고 잃었다고 나부낀다.
누군가는 샘물에 와서 물을 먹고 가고
누군가는 극장에 앉아 영화를 뒤지는데
내 글은 아직도 이정표 찾을 수 없는 곳에 혼자 덩그러니 있다.
나 혼자만이 가끔 와서 가끔 읽고 가끔 갸웃거리다 돌아간다.
나 혼자만이 오는 이곳이 어딘지도
딱히 설명하기 어렵다.
어중간한 사람의 어중간한 어디쯤일 거다.